필자는 지난 7월, 남동유수지에 다녀왔다. 남동유수지에서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섬에 저어새들의 서식지가 조성되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저어새가 인공섬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수지 관계자들이 너구리의 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울타리를 설치하고, 둥지에 쓰일 나무를 조달한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저어새는 사다새목 저어새과에 속하는 새이다. 얼굴과 부리, 다리는 검은 색이며 그 외 나머지 부위를 하얀 깃털이 덮고 있다. 노란 장식깃이 머리 뒤에서 관찰되는데, 이는 여름철 번식기에 나타나며 겨울이 오면 하얗게 변한다. 새끼는 깃털의 색이 더 짙고 부리는 노란색을 띄는데 부화한 뒤 약 40일간 자란다. 저어새는 길고 넓적한 부리를 물 속에서 저으며 먹이 사냥을 하며 주변에서 나뭇가지를 구해 동지를 짓는다.
남동유수지에서 서식하고 있던 것은 저어새 뿐이 아니었다. 민물가마우지 또한 서식지를 공유하고 있었다.
민물가마우지는 가마우지목 가마우지과에 속하는 새이다. 하얀 뺨과 멱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모두 검은색이며 번식기가 되면 옆구리에 위치한 깃털에 흰색 얼룩무늬가 생긴다. 주로 물고기를 먹이로 하며 물 속을 수영하다가 먹이를 잡는다. 민물가마우지의 새끼는 부화한 지 약 50여 일 후에 독립한다(두산백과). 민물가마우지는 해안이나 바위섬 등에 서식하는데, 남동유슈지에서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바위섬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둥지는 주변의 나뭇가지를 활용하여 지으며 둥지에서 약 30일간 알을 품는다(국립중앙과학관).
남동유수지는 저어새에게 적합한 서식지를 조성하여 저어새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섬 주변에 스티로폼과 같은 생활쓰레기가 여럿 발견되기는 했지만 대체적으로 생태 환경이 잘 정비되어 있었고, 보존되어 있었다. 분명히 이는 저어새의 서식지를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인해 발생한 결과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남동유수지 주변에는 벌레가 매우 많았다. 습지를 주변으로 하여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고, 온갖 곤충이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수많은 개미 떼와 콩벌레들, 실잠자리와 꽃등에, 그리고 거미도 많이 있었다. 다양한 생물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유수지 주변의 생태는 다양하고 풍부하게 느껴졌다.
잘 보존되고 보호되고 있는 생태계는 여러 방면에서 생물 다양성을 높이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나의 생태계는 결코 홀로 가지 않으며, 하나되어 함께 움직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어새에게 적합한 깨끗한 환경은 수많은 식물들에게도 적합했으며, 그것은 곧 다양한 벌레들의 서식지를 제공했다. 개선된 환경에서 여러 계층의 생물이 다같이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즉, 깨끗한 환경이 생물 다양성 증가를 위한 근본적인 배경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경험은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그러나 생태계 보전과 같은 환경 보호는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환경 보호가 옳은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과감한 결정을 꺼리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환경 보호의 생태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궁금했다.
갯벌 개발에 대한 논쟁은 환경 보호의 생태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에 대한 사람들의 입장 차이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사례다. 갯벌을 둘러싼 간척 옹호론자와 반대론자 사이의 논쟁은 간척 사업이 고려될 때마다 주목받는다. 간척 사업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갯벌은 큰 경제적 가치가 없으며 갯벌을 간척하여 농토, 혹은 산업이나 주거단지로 활용하는 것이 더욱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기후 위기가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되면서 반대론자들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과학기술대 연구팀은 갯벌의 여러 기능(수산물 생산, 생물 서식처, 수질 정화 등)을 고려할 때 갯벌 1㎢당 연간 63억 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서울대 김종성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갯벌이 약 1,3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고, 연간 26만 톤의 이산화 탄소를 흡수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경제적 측면을 고려하는 것은 틀림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기후 위기가 시급한 해결과제가 된 상황에서 단기적 이익을 넘어서서 길게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2022년 7월 14일 초안 | 2022년 12월 18일 최종
© 이시후 (keepedia06@gmail.com)
참고자료
「민물가마우지」, 두산백과.
“민물가마우지”, ⟨국립중앙과학관⟩.
“생태·환경적 가치 극대화… 교육·관광 수익모델 만들어야 [심층기획]”, ⟨세계일보⟩,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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