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라 가뭄의 발생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관개저수지의 물이 부족해지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농업의 피해가 크게 늘어났다. 한편, 관개저수지의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농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을 때 작물 생산성 저하와 수확량 감소 등 농산물 수급이 불안정해지므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가뭄은 시각적으로 명확히 인식되기 어렵기 때문에, 가뭄의 상태와 정도를 파악할 도구를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결 방안을 찾아내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따라서 최근 농업가뭄에 대한 우려가 깊어짐에 따라 다방면에서 관련 연구가 제시되었다.
농업가뭄 실태 연구
주영철(2016)은 표준강수지수(SPI)와 이를 보완한 복합 표준 저수 및 강수 지수(CSSPI)를 활용해서 국내 농업가뭄의 실태를 진단했다. 한반도의 총 1,651개의 농업용 저수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대구와 경북 지역이 가장 높은 수준의 기후노출 지수를 기록하며 기후 변화에 취약한 상태였고, 경북과 전남 지역에서 가뭄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저수지가 다수 발견되었다. 기후노출과 민감도 지수로부터 추출된 기후변화 잠재영향 지수에서는 대구와 울산, 경북이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영남 지방의 저수지가 기후변화와 가뭄에 취약한 상태라는 점이 시사되었다. 이는 해당 지역의 평균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적기 때문으로, 기후변화가 전국적인 이상 기후와 기온 상승을 유발하고 있기에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김진욱 등(2019)은 3개월 자료기반 저수율(RSR3)을 분석하여 저수지가 가을철에 감소한 저수율을 겨울철에 회복하지 못했고, 이러한 감소가 축적되어 저수율이 계속해서 낮아졌다고 밝혔다. 저수율의 감소폭은 겨울과 가을에 가장 크게 나타났는데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가을과 겨울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증발 및 발산량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남부지역이 가뭄에 취약하다고 예측했고, 남부지역의 효율적 가뭄 관리가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기후변화 영향평가제도
즉, 위 연구들은 여러 판단 척도를 바탕으로 하여,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농업가뭄 문제가 우려되고 있으며 영남 및 일부 호남 지방이 기후변화 및 가뭄에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을 보고했다. 그러나 성명환 등(2019)은 기후변화 우려에도 농업 정책 추진 과정에서 기후변화가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농업 정책의 기후변화 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기후변화 영향평가는 1) 기후변화가, 또는 2) 기후변화에 따라 농업 정책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기후변화가 농업에 미치는 위험을 줄이고 농업부문의 적응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기대되었다. 이에 연구자들은 1)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2) 기후변화 영향평가 가이드라인을 정립하며, 3) 기후변화 영향평가를 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기후변화에 따라 농업가뭄이 심화되는 등 식량안보가 저해되는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적절한 평가 도구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에 대처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위기는 농업부문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전 분야의 정책 설정 과정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식량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 기업, 농민 등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소통과 협력이 여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순간이다.
참고문헌
김수진, 황세운, 배승종, 유승환, 최진용, & 장민원(2021), 농업용 저수지의 농업가뭄에 대한 기후변화 잠재영향 평가, 한국농공학회논문집, 93(6), 141-150.
김진욱, 이지완, & 김성준(2019), 저수지 가뭄지수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이용한 우리나라 미래 농업가뭄 평가, 한국수자원학회 논문집, 52(6), 381–395.
성명환, 김부영, 성재훈, & 정학균(2019),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관련 정책의 기후변화 영향평가제도 도입방안 연구, 국립중앙도서관 연계자료, (2).
주영철(2016), 기후변화에 따른 관개저수지의 용수공급 안정성 평가, 석사학위논문, 경상대학교.
2022년 11월 7일
© 이시후 (keepedia0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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