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탄소 중립의 실질적 이행 방안..."전기차충전소∙탄소포집"

이시후_ 2022. 12. 18. 18:23

탄소 중립은 이산화 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 탄소를 흡수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우리는 왜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가? 그 답은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채택된 IPCC의 제 6차 평가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한다면 2021-40년에 기온이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 오를 가능성이 높다. 1.5℃ 도달 시점은 2030년대 중후반이 될 것이다. 이전까지 제출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로는 21세기 안에 지구 온난화를 1.5도 씨 이내로 제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IPCC 제 6차 평가보고서

IPCC 보고서를 쓰는 과정에 참여한 김용건 박사는 "지구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하려면 2030년까지 2019년 탄소 배출량에 비해 43%를 줄여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코로나19 사태 빼고 단 1%도 배출량을 줄인 적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즉,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나라의 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탄소 배출은 어떻게 줄일 수 있는가

 

전기 자동차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50퍼센트 포인트 가량 열 효율이 높다. 즉, 연비가 더 좋다는 것이고, 연비가 좋다는 것은 탄소 배출량이 더 적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전기차 등록 대수는 약 23만 대이고, 충전기는 약 10만 개 정도가 있다. 충전기 하나 당 차 한대를 맡고 있는 것인데, 문제는 충전 속도다. 완속충전기는 충전에 5시간이 넘게 걸린다. 완속충전기에 비해 충전 속도가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 급속충전기마저 충전이 30분은 넘게 걸린다. 보이는 숫자에 비해 사용 가능한 충전소는 부족한 것이다.

 

익산시가 예안교회와 협력하여 주차장을 개방하고 있는 모습이다.
© 익산신문

충전소 확대를 위해 교회와 같이 주로 사용하는 기간이 국한되어 있는 시설의 주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교회 주차장은 주로 일요일에 사용되고, 그 이외의 시간에는 주차장 공간이 낭비되는 경우가 많다. 정부와 지자체가 교회와 협의하여 주차장을 쓰지 않을 때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한다면 충전소가 늘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주차공간 또한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미 발생한 탄소는 어떻게 줄일 수 있는가. 앞서 언급한 IPCC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요 관리를 통해 전체 탄소 배출량의 40-70%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수요 관리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를 반대로 말하면, 30-60%는 여전히 배출될 것이라는 의미다.

 

한국전력의 탄소포집 시설 사진이다.
© 한전 전력연구원

탄소 포집 기술을 통해 탄소를 다시 모으는 것이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탄소 포집 기술을 공장에 도입했다. 그리고 모은 이산화 탄소를 전기차 배터리, 드라이아이스 등의 원료로 판매할 것이라고 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탄소 포집이 2040년 이후 탄소 배출 감축량의 15%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과 협력하여 탄소를 배출하는 공장에 탄소 포집 공장을 함께 설치하여 탄소 중립에 기여할 수 있다. 포집한 탄소를 원료로서 판매하는 것처럼 탄소 포집의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관련된 산업을 지원할 수 있다. 이로써 기업이 자발적으로 탄소 포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가 된다.

 

한편, 탄소 중립은 어느 한 주체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다. IPCC에서 경제적 분석을 맡은 정태용 연세대 교수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성과를 더해서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탄소 중립을 위한 기술 개발은 기업에서 잘하고, 인식을 높이기 위한 행동은 시민단체와 학교가 잘한다."라며 "정부가 모든 것을 하려고 하는 하향식 구조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해결책을 내놓는 상향식 구조를 추구하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물론, 기업과 개인들도 탄소 중립의 중요성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기후위기 극복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2년 5월 29일

© 이시후 (keepedia06@gmail.com)

 

참고자료

 

5년 내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온도 1.5도 상승 확률 50%”, ⟨한겨레⟩, 2022.05.10.

롯데케미칼, 서산 대산공장에 연 20만t 규모 탄소포집 설비 건설”, ⟨매일경제⟩, 2021.12.05.

이대론 ‘1.5도’ 달성 못해… 에너지 소비 줄이고 재원 늘려야 [연중기획-지구의 미래]”, ⟨세계일보⟩, 2022.05.12.

온실가스 저감, 후손에게 안전한 지구를”, ⟨K스피릿⟩, 2022.05.24.

작년 전기차 1.7배 늘었는데…"충전소 부족" 72%가 정책 불만”, ⟨중앙일보⟩, 2022.02.15.

전기차는 내가 살게, 충전은 누가 할래?…충전 시장 뛰어드는 대기업”, ⟨테크월드뉴스⟩, 2022.01.13.

전기차의 작동원리”,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정우덕 칼럼] 전기차 vs. 내연기관차..과연 에너지 효율 격차는?”, ⟨데일리카⟩, 2021.11.18.

탄소중립 강국 가려면?…이산화탄소 포집·전환 기술이 관건!”, ⟨머니투데이⟩, 2021.08.18.

中企 '탄소포집' 기술, 롯데가 실증..."ESG 실천하죠"”, ⟨서울경제⟩, 20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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