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금속거래소의 전례 없는 개입…개인 투자자는 부당한 손실

공매도 실패와 니켈 가격 폭등
런던금속거래소(LME)는 3월 8일, 니켈 선물 가격이 111% 급등해 톤당 10만1365달러를 기록하며 연초에 비해 5배 이상 치솟자 니켈 거래 중단을 발표했다. 이후 16일 거래를 재개하며 5%의 일일 가격 제한을 설정했다. 145년 역사를 가진 LME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CNN은 중국 최대 니켈 생산 업체 칭산그룹의 시앙 광다 회장이 큰 베팅(Big bet)을 했다고 전했다. 광다 회장은 니켈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공매도 포지션을 잡았다. 그러나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니켈 가격이 상승하자, 숏커버링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숏커버링이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를 했던 투자자들이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할 때 주식을 다시 사는 환매수를 뜻한다. 칭산그룹의 숏커버링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자, 투자자들은 니켈을 마구 사들여서 가격을 상승시켰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에서도 칭산그룹은 주식을 되갚아야 하기 때문에, 숏커버링으로 발생한 차익을 노리기 위해서였다.
발벗고 나선 글로벌 은행단
이번 사태는 중개 업체들에게 큰 위기로 닥칠 수 있다. 공매도의 경우, 가격이 계속해서 올라 손해가 누적되면 추가적인 담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니켈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누적되는 손해는 상당한 수치이고, 이에 대응하는 추가 증거금 또한 매우 크다. 만약 칭산그룹이 마진콜(투자 손실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증거금 요구)을 받지 않는다면, 중개 업체들이 증거금을 납부해야 한다.
만일 중개 업체에서도 증거금을 납부하지 못한다면, 책임은 거래소에게 돌아간다. 투자 이익에 대한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거래소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LME는 니켈 거래를 중단시키고 급등한 시점의 니켈 거래(약 49억 달러 규모)를 취소시켰다. 연이어 글로벌 은행단은 칭산그룹의 마진콜을 정지해주는 것에 합의했다.
거래가 끊기고 마진콜이 정지되자 칭산그룹은 고가에 주식 상환을 할 필요가 없어졌고, 폭등한 주가는 다시 폭락했다. 차익을 노리고 니켈 선물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되려 손해를 껴안게 됐다. 칭산그룹과 얽힌 기관들의 이해 관계 속에서 갑작스레 변경된 거래 규칙과 이례적인 마진콜 정지의 피해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떠넘겨졌다.
2022년 4월 12일
© 이시후 (keepedia06@gmail.com)
∙ 일일 가격 제한
일정한 수준 이상의 가격 등락폭을 보이면 거래를 일시 중지하는 것이다. 이번 칭산그룹 니켈 사건에서는 5%의 일일 가격 제한 폭이 설정됐고, 이후 8%로 증가했다.
∙ 공매도
공매도란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들여(쇼트커버링) 빌린 주식을 결제일 안에 주식대여자에게 갚음으로써 시세차익을 얻는 매매기법이다.
예를 들어 A종목 주가가 1만 원이고 주가하락이 예상되는 경우, 이때 A종목 주식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일단 1만 원에 공매도 주문을 낸다. 그리고 실제 주가가 8,000원으로 하락했을 때 A종목을 다시 사서 2,000원의 시세차익을 챙기는 것이다.
∙ 선물거래(futures trading)
장래의 일정 시점에 수량, 규격, 품질 등의 표준화되어 있는 특정 대상물을 계약체결시에 정한 가격(선물가격)으로 인도 · 인수할 것을 약속하는 계약으로 거래소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다.
참고자료
우고운. (2022.03.15). “가격 폭등에 중단된 니켈 거래, 16일 재개”. 조선비즈.
우고운. (2022.03.18). “재개된 니켈 거래, 8%하락…대량 매도 매물”. 조선비즈.
구정모. (2022.03.15). “세계 니켈시장 혼란 끝날까…런던거래소 16일 거래 재개”. 연합뉴스.
pmg 지식엔진연구소. “공매도”. 네이버 지식백과. (2022년 4월 5일에 확인함)
한경경제신문/한경닷컴. “선물 거래”. 네이버 지식백과. (2022년 4월 5일에 확인함)